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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는 보통 숨을 쉰다고 말한다. 내가 하는 행위처럼.
그런데 정확히 보면, 내가 하는 건 횡격막을 내리는 것뿐이다. 공간을 만드는 것.
그 공간을 채우는 건 세상이다. 대기압이, 분자들이, 전자구름들이 밀려 들어온다.
나는 문을 열고, 세상이 들어온다.
그렇게 생각하면 숨이란 건 내가 세상을 초대하는 행위다. 매 순간, 하루에 2만 번. 거절 없이.
그리고 사람이 죽을 때— 뇌가 신호를 보내지 못하고, 횡격막이 내려가지 않고, 공간이 생기지 않으면, 세상은 더 이상 들어오지 않는다.
초대가 끊기는 것.
신기한 건,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이 의식하지 않아도 횡격막은 내려가고 있다는 것.
뇌가, 몸이, 세상이 당신 대신 협상하고 있다.
숨이 쉬어지고 있다.
가끔은 그 사실이 무섭기도 하고, 이상하게 안심이 되기도 한다.
내가 다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. 세상이 절반을 맡고 있다는 것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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