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프가 우리 집에 온 지 8년이 됐습니다.
그 8년 동안 목욕을 한 번도 시키지 않았습니다.
처음에는 이래도 되나 싶었지요. 동물과 사람이 같이 살려면 위생에
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
그러나 목욕을 시키려고 자주 시도를 했는데, 그때마다 너무
완강하게 거부를 하더라구요. 말은 못 하고 온몸으로 표현하는 것을
자주 목격하고 나서는 그냥 포기 했습니다.

나도 자식 키워보니 하기 싫은 걸 억지로 강요한다고 되는 게 아닌데,
이 녀석도 그러겠다 싶어서, 목욕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.
그런데도, 우리 오프는 몸도 깨끗하고, 귀도 깨끗하고,
밥도 잘 먹고, 잠도 잘 자고, 똥도 잘 쌉니다.
고양이에게 목욕은 따로 없다고 합니다.
그루밍 자체가 목욕이기 때문입니다.
고양이 혀 표면에는 사상유두라는 작은 돌기가 촘촘히 나 있습니다.
이 구조가 빗처럼 작동해서 먼지를 걸러내고, 털을 정돈하고,
피지를 온몸에 고르게 퍼뜨립니다.
고양이가 하루 깨어 있는 시간의 30~40%를 그루밍에 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.
침 속의 항균 성분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.
세균과 곰팡이가 번지는 걸 억제해 주는 성분이 들어 있어서,
실내 생활을 하는 건강한 고양이라면
그루밍만으로도 청결을 유지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.

오히려 목용이 해가 될 수 있습니다.
고양이 피부는 사람보다 훨씬 얇고 예민합니다.
피부의 산성도도 사람과 달라서, 고양이 전용 샴푸를 써도
가려움과 건조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.
목욕 중 스트레스로 올라간 코르티솔 수치는 면역력을
직접 떨어트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
고양이에게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.
그래도 목욕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.
비만 또는 피부염을 앓고 있다면
수의사와 상담을 통한 방법대로 해야 합니다.
그루밍도 스스로 잘하고, 아프거나 하지 않다면,
아이가 너무너무 목욕을 하기 싫다면 안 해도
상관이 없다는 경험을 전달해 드립니다.